당뇨병환자, 꾸준한 검사가 눈지키는 길
망막 내 모세혈관 손상으로 발생…시력 떨어져 갑자기 실명할 수도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30년 당뇨 병력을 가진 65세의 ㄱ씨.

그는 당뇨를 진단받은 이후 드물게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았다. 당뇨 조절에 치중하는 다른 환자와 달랐다. 그래서 그의 시력은 아직도 1.0이다.

혈당·혈압·콜레스테롤 관리 중요, 조기에 발견하면 내과치료로 가능

반면, 똑같이 30년 당뇨 병력을 가진 55세의 ㄴ씨는 결국 안과를 찾았을 당시 시력이 0.1에도 못 미쳤다. 뒤늦은 내원 이후 열심히 레이저치료를 하고 수술까지 받았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력이 나쁘다.

나이가 10살이나 젊은 ㄴ씨가 시력이 훨씬 나쁜 이유가 무엇일까?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ㄱ씨는 ㄴ씨보다 안과에 훨씬 자주 다녔을까? 단지 1년에 1~2번 다녔을 뿐이다.

◇간단한 진단 방법 = 마산삼성병원 서원문 안과 과장은 우선 일반환자의 우려를 이렇게 덜어주었다.

"당뇨망막병증의 진단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특수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안과검사 정도죠. 우선 기본적인 문진이나 안압검사, 세극등 검사를 하고, 다음에 동공을 넓히고 나서 안저를 확인합니다. 그래서 이상소견이 확인되면 형광안저촬영검사를 하는 거죠."

형광물질을 체내에 주사하게 되면 당뇨망막병증으로 말미암은 비정상적인 망막혈관에서 형광물질이 누출되어 당뇨망막병증의 심한 정도와 부위를 알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당뇨망막병증의 합병증 중 하나인 망막부종의 진단과 정도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증식성 당뇨 망막  
  
◇도대체 어떤 증상이? = 당뇨병이 오래되고 혈당관리가 잘되지 않으면 망막에 있는 모세혈관이 새거나 막힌다. 따라서 막힌 혈관 주변에 신생혈관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혈관은 매우 불안정하고 약하기 때문에 출혈이 발생하여 초자체에 피가 고인다.

"망막의 출혈과 혈관의 증식으로 말미암아 점차 시력 감퇴가 일어나면 심하면 갑자기 실명할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서원문 과장은 또, 이렇게 증상을 요약했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란 초기의 망막변화로 망막혈관의 이상 소견과 출혈, 망막 부종 등이 나타나는 단계.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전체의 10%를 차지하며, 망막 또는 시신경표면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들이 나타나 출혈을 일으키거나 섬유성 혈관막이 발생하여 망막박리 등이 생긴다.

초기단계에서는 어떠한 증상도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 녹내장과 비슷하다. 조기진단이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 망막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망막병증이 진행하여 망막 부종이 생기면 흐려 보이는 증상이 생기며 신생혈관에서 출혈이 생기면 눈앞에서 뭔가 떠다니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번쩍거림 등이 나타난다.

    
  
  망막부종이 동반된 망막  
  
◇어떻게 치료하나요? = 서 과장은 거듭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망막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정기적 망막검사를 시행하여 망막병증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여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유용한 시력을 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당조절을 잘하면 망막병증의 발생을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정상적인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하는 것도 망막병증에 도움된다고 한다. 따라서 초기의 당뇨망막병증은 내과적 치료만으로도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진행된 당뇨망막병증은 레이저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진다. 레이저 치료는 신생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기 전에 신생혈관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조기에 시행할 때 신생혈관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적절한 레이저 치료만으로 90% 이상에서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레이저 치료가 늦은 경우나 불충분한 경우 신생혈관에서 심한 망막출혈이나 초자체 출혈이 생겨 급격한 시력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 자연적으로 출혈이 흡수되어 시력이 회복될 수 있으나 대부분 재출혈이 생긴다. 이렇게 신생혈관에서 출혈이 생길 경우 수술적 방법으로 출혈이나 섬유성 혈관막을 제거하고 레이저치료를 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 예방 이렇게!

①당뇨를 진단 받은 이후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다.
②혈당 조절을 철저히 한다.
③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치료한다.
④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하면 레이저치료를 받는다.
⑤초자체(수정체와 망막 사이에 있는 투명한 젤리모양의 조직·유리체) 출혈, 견인성 망막박리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 할 수 있다.


간단한 안과검진 이렇게!

①제1형 당뇨는 진단 후 5년 이내에 첫 검사를 받아야 한다.
②제2형 당뇨는 진단 즉시 첫 검사를 받아야 한다.
③특별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으면 1년에 1회 정도 검진을 받는다.
④경도의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 6개월에 1회 정도 검진을 받는다.
⑤중등도 및 심한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 3개월에 1회 정도 검진을 받는다.
⑥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인 경우 즉시 레이저치료를 받는다.



출처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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