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쌈을 좋아하는 민족은 없다.

고기를 구워도 쌈. 생선회를 먹어도 쌈 싸먹는다.

요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향을 맡고 입으로 촉감과 맛을 느끼는 오감만족의 행위다.

최근 채식열풍을 타고 채소의 신선한 맛이 오감만족을 주는‘쌈밥’이 뜨고 있다.

이런 열풍을 타고 대전에도 신선한 채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생겼다.

향토프랜차이즈 ‘대관령양푼이동태’로 전국 80개 가맹점 신화를 만들어 낸 송완식 대표가 출시한 두 번째 브랜드인 ‘쌈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서구 변동에 있는 친환경 무농약 쌈밥전문점이다. 쌈 채소는 계룡농장과 옥천농장에서 뉴그린, 레드치커리, 바트, 다시마, 비타민, 양배추, 케일, 슈가로프, 신선초 등 매일 직송되는 30여 가지가 무한리필로 제공된다. 매장 내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춤으로써 위생까지 더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매장 내에 설치되어 있는 ‘채소 냉장쇼케이스’다. 각종 쌈 채소를 보관해 놓은 ‘채소냉장고’에서 쌈 채소의 신선함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언제든지 싱싱한 쌈을 쌀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또 손님이 쌈 채소가 자라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게 직접 키우고 있어 아이들 교육에도 한 몫 하고 있다.

쌈은 밥이나 고기 등을 채소에 얹어 싸 먹는 한국음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사람들 만큼 쌈을 좋아하는 민족은 없다. 고기를 구워도 쌈. 생선회를 먹어도 쌈 싸먹는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생선회 집에서 회를 쌈 싸먹는 모습을 보고 가장 크게 놀란다고 한다. 그 정도로 쌈을 좋아한다.

쌈 채소는 땅에서 나는 푸성귀 중에 잎이 조금 크다 싶으면 모두 쌈을 싸서 먹었을 만큼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다시마, 김, 미역 등의 해조류, 김치까지 크기만 맞으면 모조리 쌈으로 싸먹는다. 요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향을 맡고 입으로 촉감과 맛을 느끼는 오감만족의 행위다. 쌈밥은 이런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음식인 것이다.

이규태는 ‘한국인의 의식’에서 “싼다는 것은 내부를 외부로부터 가리는 행위요, 곧 외향적인 외개문화에 대한 내향적인 내포문화를 뜻하는 것으로 우리 전통 문화의 기조가 되어온 것”이라면서 “내포 형 문화가 음식에 투영되어 쌈 문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쌈 문화는 고려 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궁중의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을 정도로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라 할 수 있다.

   
 
쌈은 삼국시대부터 이전부터 밭에 난 채소를 캐서 날로 먹는 ‘들밥’에서 유래됐다고 하는 데 정확한 기록은 없다. 특히 고려시대 9세기경 중국으로부터 상추가 전래되면서 쌈 문화가 번창했다. 그래서 그런지 쌈밥은 삼국시대 도읍이었던 경주, 부여, 공주에 유명한 쌈밥집이 많다. 하지만 이런 쌈은 조선시대는 별로 안 좋아했던 모양이다.

광해군 때 어우당 유몽인이 쓴 ‘어우야담’에는 쌈장에 구운 고기를 싸먹었다고 하자 그 당시 양반사회에서는 ‘점잖지 못한 행동’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영조 때 실학자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사소절에는 ‘가능하면 부녀자들은 쌈을 먹지 못하도록 하였다’고 적고 있는 걸 보면 상추쌈을 먹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는 것이 여자로써 아름답지 못하고, 또 상추쌈을 먹고 졸게 될 경우 꼴볼견이라는 이유다.

이런 쌈 채소가 2000년대에 들어와 비로소 웰빙 바람을 타고 외식식단의 주연으로 등장한다. ‘쌈밥’이라는 메뉴가 이때쯤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쌈 요리는 수저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손으로 먹는 요리다. 우리 민족은 산과 들에서 채취한 신선한 채소를 조리하지 않고 바로 먹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 먹는 현명한 식생활을 즐겼다. 초식동물을 연상할 만큼 연중채소를 먹는데 건강식 그 자체여서 외국인들에게 ‘웰빙 푸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다른 나라에도 쌈과 소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지만 우리의 쌈요리와는 다르다. 

밀가루 전병만을 이용하는 터키의 또띠아, 라이스페이퍼만을 이용한 베트남의 월남 쌈과는 달리 한국의 쌈 요리는 쌈과 소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빵 사이에 내용물이 껴 있는 햄버거와는 달리 우리의 쌈 요리는 채소가 내용물을 감싸 겉에서 볼 때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점이 차이가 있다.

쌈은 한마디로 다이어트, 강장 ,질병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으뜸 건강음식이라는 뜻이다. 아무리 밥을 즐겨먹는다고 해도 밥의 종류를 꼽으라면 열 손가락을 넘기긴 어려울 테지만 조선시대 문헌에 나오는 밥은 그 이름만 90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밥은 시대가 변할수록 진화하고 종류별 밥의 위상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형편없는 음식으로 여겨졌던 잡곡밥이 최근에는 웰빙음식으로 각광받는 것이 그 예다. 이제 ‘쌈밥’은 건강의 대명사요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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