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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금정산성 막걸리 유청길 대표가 직접 곰팡이가 핀 누룩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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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금정산성 마을은 130여 개의 음식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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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껍질을 완전히 제거해 흑염소 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는 흑염소 불고기./안병수PD absdizzo@chosun.com

[도심근교 가을산행] 1부 - 금정산 트레킹
[도심근교 가을산행] 1부 - 트레킹 장비 및 착용법
[도심근교 가을산행] 1부 - 금정산 부근 먹거리, 즐길 거리

'금강산(金剛山)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여행의 반은 먹고 마시는 일이다. 아무리 멋진 풍경이 눈앞에 있어도 허기가 지면 소용이 없다. 특히 산행은 더 그렇다. 산을 오르기 전 우선 배를 든든히 하고 쉬는 틈틈이 초코바나 과일 등 행동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채워야 체력을 보전해 오랜 시간 걸어도 지치지 않는다. 좋은 공기에 운동까지 마치 후라 등산객의 식욕은 언제나 왕성하다. 산 밑에 이름난 맛집이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좋은 공기에 운동까지 마친 후라 등산객의 식욕은 언제나 왕성하다. 물 맑고 공기 좋은 산 밑에 이름난 맛집과 쉴 곳이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부산 금정산도 마찬가지다. 바다를 앞에 두고 병풍처럼 둘러싼 산성 아래에 먹거리와 온천 등 먹고 쉴 곳이 풍성하다.

◇ "오리고기와 흑염소 소기는 찾아가서 먹어라"


능선을 따라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금정산은 부산은 물론이고 주변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산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쉴 곳이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흑염소 불고기로 유명한 금정산성 마을은 온천장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거나 금정산성 동문에서 내려가도 된다. 가벼운 금정산 트레킹을 생각한다면 아침에 범어사에서 출발해 북문을 거쳐 고담봉을 올라 동문을 끝으로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면 좋다.


염소고기는 전형적인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다. 돼지고기는 물론이고 소나, 양, 오리고기보다 지방 함량이 적고 반면에 단백질과 칼슘, 철분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임산부나 회복기의 환자, 어린이에게 좋다고 알려졌다. 중국 한나라 말기에 완간된 본초학서인 '명의별록(名醫別錄)'에는 염소고기가 속을 따뜻하게 하고 심장을 안정시키며 산후통에 특효가 있다고 전한다. 또 장희빈의 연인이던 숙종이 즐겼던 네 가지 검은 식품 중 하나였다고 전해진다.

염소고기는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맛을 보니 강한 숯불에 굽고 양념을 많이 해서 숯 향 외에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씹히는 맛과 양념은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에 가깝다. 대신 기름기가 거의 없이 담백해 쓰고 독한 소주보다는 달고 알싸한 막걸리와 잘 어울린다.

해발 400m의 분지에 자리 잡고 있는 금정산성 마을은 오래전부터 흑염소를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하다. 입구에는 '금정산성 먹거리촌'이라는 문구가 크고 선명하다. 120여 곳의 음식점에서 흑염소 불고기 외에도 산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누룩으로 빚은 전통주의 맛, '민속주 1호' 금정산성 막걸리


부산에는 유명한 막걸리가 두 가지 있다. 하나가 생탁이고 다른 하나가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정산성 막걸리다. 16세기 외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금정산성금 축조할 때 군졸들이 먹기 위해 만들었던 술로 '산성토산주'로도 부른다. 1980년에 전통민속주 제도가 생기면서 '민속주 1호'로 지정 받았다.

금정산성 막걸리는 금정산성 마을의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금정산성 막걸리는 100% 밀로 만들며 그 빛깔은 요구르트와 비슷하고 질감이 걸죽하다. 와인으로 치면 '바디감'이 두껍고 맛이 진해 애주가들 사이에 명성이 높다. 또 성질이 부드러워 술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다. 술이지만 와인처럼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좋아서 요구르트보다 몇 배 많은 유산균 덕분에 소화와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맛과 명성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것은 제조방식 때문이다. 여전히 일일이 누룩을 빚어 곰팡이가 자연발생 할 때까지 두었다가(약 2주) 고두밥과 섞어 발효시킨다. 모든 공정에 사람 손이 타야 하는 탓에 대량생산을 할 수 없고 유통기한(10일)도 상대적으로 짧다. 서울장수막걸리, 생탁 등 잘 알려진 대부분의 막걸리는 '입국방식'으로 만든다. 고두밥에 직접 효모를 뿌려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맛을 일정하게 하고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누룩방식'으로 만드는 금정산성 막걸리는 아무리 많이 만들어 봐야 하루에 6천 병에서 최대 만병인데 반해 현대적인 시설에서 '입국방식'으로 만드는 막걸리는 수십만 병씩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유입된 것으로 당연히 그 이전과는 맛이 다르다. 대중의 입맛은 사로잡았을지 모르지만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쪽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금정산성 막걸리 유청길 대표는 "전국의 막걸리를 다 마셔봤다고 하는 사람도 진짜 막걸리 맛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누룩으로 만들어야만 진짜 전통의 맛"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레킹을 마친 아이더 체험단은 유 대표의 허락 하에 운 좋게 양조장 내부를 견학할 수 있었다. 과연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막걸리답게 양조장 규모는 작았다. 하지만 방문해 본 그 어느 양주장보다 막걸리가 발효되며 나는 향과 개스가 강렬했다. 유 대표는 특별한 장치 없이 좋은 맛을 내는 비결은 누룩에 대한 오랜 연구에 비결이 있다고 귀뜸했다.

◇ "부산, 아니 한국 최대의 온천장이 여기 있었네"


금정산성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한참 내려가면 부산 동래구에 '온청장역'을 만나게 된다.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엄청난 규모의 온천장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동래온천에는 한 마리의 학이 아픈 다리를 온천수에 담근 후 씻은 듯이 나아 날아가는 것을 본 노파가 자신의 아픈 다리를 온천수로 치료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신라 시대부터 왕족과 귀족들이 즐겨 찾았다고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역사도 깊다.

가장 잘 알려진 온천장인 '허심청'은 한 번에 3,000여 명을 수용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금정산 산행을 마친 등산객들과 단체 모임, 가족 단위 손님으로 늘 북적대는 곳이다. 동래온천은 등산으로 지친 심신(心身)을 달래기에 최적의 장소다.

아이더 체험단으로 트레킹에 참여한 여행 맛집 블로거는 "부산에 올 일이 있으면 풍광이 아름다운 금정산에 가능하면 들리는 편이다. 산행 후에 즐기는 온천은 금정산 산행의 백미"라고 말했다.

안병수PDabsdizz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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