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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세시장 대란 오나

도그데이티비 2012. 10. 23. 00:52

최근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집 찾기에 나섰던 직장인 A씨(45).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홈타운12차 아파트에 관심이 많았던 A씨는 문의차 공인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었다가 깜짝 놀랐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6억원 선이던 공급면적 175㎡형 전세금이 5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2년 전 시세인 5억7000만~5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7000만~8000만원가량 급등한 것이다.

최근 광나루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수직상승했다. 광장동 나루공인 관계자는 "한 주에 2000만~3000만원씩 가격이 올라도 실거래가 될 만큼 광장동 역세권 일대의 전세 시세가 모두 강보합세"라며 "추석 때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물건은 고갈되고 전세금은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의 전세금 시세가 심상치 않다. 추석 연휴 전후로 소폭 안정세를 보이던 전세금이 최근 2주 새 또다시 상승세다. 한 주 만에 전세금이 1000만원 이상 뛴 단지도 30곳이 넘는다. 반포 송파 등 재건축 이주단지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오르던 전세금이 강남구 강동구 광진구 강서구 등 인접 지역으로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음력 3월 윤달 효과로 가을로 결혼을 미룬 신혼부부까지 대거 쏟아져 자칫하면 '가을 전세대란'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12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내 아파트 중 전세금이 1000만원 이상 오른 아파트는 총 33곳, 주택형으로는 77개 타입에 달했다. 1년에 3000만~4000만원을 버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하면 일주일 차이로 연봉의 절반 내지 3분의 1가량의 전세금을 추가로 들이게 됐다는 얘기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공급 111㎡는 AㆍBㆍC타입 모두 2500만원씩 올라 현재 전세금은 평균 3억6500만원이다. 2010년 입주한 새 아파트라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80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인데도 전세 물건은 고작 1~2개에 그친다. 물량이 없는 만큼 앞으로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도곡동 도곡렉슬, 개포동 주공고층5단지 등 강남구 일대 전세금도 크게 올랐다. 도곡렉슬은 공급 85~142㎡를 중심으로 1000만~1500만원 상승했다. 공급 85㎡ C형이 4억6500만원, 공급 142㎡는 9억원 선이다. 개포주공 고층5단지 공급 102㎡도 1000만원 오른 3억3000만원이다. 기본 전세 수요가 꾸준한 곳이지만 물건이 없어 집주인들이 부르는 게 가격이다.

전세금이 크게 오른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물건이 없다. 반면 역세권 이사, 가을 결혼 성수기 영향 등으로 전세 수요는 꾸준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전세 시장에서 '재계약'이 대세가 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전세물건이 없다 보니 전세금 급등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전세금이 추가 상승을 하며 세입자들 고통이 커지고 있어 당장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