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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중독女 “현금만 주면 하루종일 주사놔줬다”

도그데이티비 2012. 10. 13. 15:06

[시사자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10월 12일 (금) 오후 6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프로포폴 중독 피해자 000씨 (익명요청)


▶정관용 > 이슈인터뷰입니다.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문제, 저희 시사자키는 그동안에 전직 마약 수사관, 또 정치권,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등 다양한 각도로 이 문제를 진단해왔습니다. 이 시간에는 프로포폴에 중독이 되었던 당사자를 연결해봅니다. 지금은 재발방지센터에서 치유교육을 받고 있는 분인데요, 용기를 내서 인터뷰를 허락하셨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OOO >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 지금은 이제 전혀 안 하시지요?

▷OOO > 예.

▶정관용 > 언제 처음 접하셨어요?

▷OOO > 지금부터 5년 전, 2007년도예요.

▶정관용 > 어디에서요?

▷OOO > 성형외과요.

▶정관용 > 성형외과에서 왜요?

▷OOO > 얼굴 윤곽 잡기 위해서 예쁜 얼굴형을 만들려고 보톡스 시술을 받으면서 수면마취 프로포폴을 하게 되었어요.

▶정관용 > 보톡스 주사는 뭐 요즘 성형외과에서 많이 하는 건데, 그런데 그게 마취를 해야 되는 건가요?

▷OOO > 그런데 얼굴의 윤곽을 잡기 때문에 얼굴 전체에다가 주사바늘을 찌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 고통이 심하니까 수면마취를 옆에서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접하게 되었지요, 프로포폴을.

▶정관용 > 그때는 그러니까 수면마취제로 쓴 거잖아요?

▷OOO > 예, 그렇지요.

▶정관용 > 그리고 스르륵 잠이 드셨을 거고. 그렇지요?

▷OOO > 예.

▶정관용 > 그 상태에서 보톡스 주사를 이제 여러 개 한꺼번에 맞으셨을 거고. 맞지요?

▷OOO > 예.

▶정관용 > 그리고요, 그 다음에는요?

▷OOO > 그 다음부터는 뭐 계속 프로포폴 같이 하면서, 먼저 프로포폴 몸에 투약하고 보톡스 맞고, 그러면서 중독증인 줄 제가 느끼게 되었지요, 스스로.

▶정관용 > 그러니까 보톡스 주사를 보통 어느 간격으로, 몇 개월에 한번 정도 하신 거예요?

▷OOO > 거의 5일에 한번 정도요.

▶정관용 > 5일에 한번이요?

▷OOO > 예.

▶정관용 > 굉장히 자주 맞으신 것 아닌가요?

▷OOO > 자주 맞는 건데, 처음에는 그 보톡스 맞는 그 성형외과에서 5일에 한 번씩 맞는 거라고 해서 제가 찾게 되었어요.

▶정관용 > 아, 그랬어요? 그래서 몇 회 정도 이걸 하셨어요?

▷OOO > 그거를 거의 한 4년을 했는데... 예, 처음에 한 10번 정도 하다가 몸살기가 있어서 제가 중단했거든요. 보톡스는 그렇게까지 했어요.

▶정관용 > 보톡스를 5일 간격으로 한 10번 하고, 그때마다 프로포폴 주사 맞고?

▷OOO > 예.

▶정관용 > 그러다가 이제 중단하셨어요. 그런데요?

▷OOO > 그러다가 4kg 정도 체중이 늘어서 비만클리닉을 찾았지요.

▶정관용 > 비만클리닉?

▷OOO > 예, 비만클리닉, 체중 조절해주는 병원이 있어요. 거기를 찾았더니 지방을 분해해주는 주사와 동시에 또 프로포폴을 해준다, 하더라고요.

▶정관용 > 지방분해 주사와 함께 또 프로포폴?

▷OOO > 예, 그래서 그때는 이제 본격적으로 제가 중독증이 이르러서 하루 온종일 매일같이 병원에 누워서 잠을 잤어요.

▶정관용 > 그러면 맨 처음에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 주사 맞으시고, 몇 번쯤 맞으니까 아, 내가 여기 중독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드셨어요?

▷OOO > 한 10회 정도요?

▶정관용 > 10번쯤 맞으니까 내가 그렇게 빠져드는 게 느껴져요?

▷OOO > 예, 왜냐하면 제가 예약을 한 날짜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날짜 시간을 계속 기다리면서 잠을 못 자고 있더라고요, 밤까지 새면서. 그래서 제가 중독이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됐어요. 처음 알게 됐어요.

▶정관용 > 그러니까 프로포폴이 없으면 잠을 못 이루는 그런 상태까지 간 거예요?

▷OOO > 예, 그렇지요.

▶정관용 > 그래요? 그게 불과 한 10번 사이에 그렇게 되더라?

▷OOO > 예, 왜냐하면 프로포폴을 맞고 수면마취에서 깨면 평소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자신감이 생겨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용기가 나고 하니까.

▶정관용 >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프로포폴은 일단 잠이 들게 하는 약이긴 한데. 맞지요?

▷OOO > 예, 그렇긴 한데 그 약냄새가...

▶정관용 > 잠결에...

▷OOO > 약냄새가 코로 들어오고, 그 붕 뜨는 기분이, 아직까지 그것은 지워지지 않아요.

▶정관용 > 잠이 들면서 붕 뜨는 기분이 든다, 이거지요?

▷OOO > 그렇지요.

▶정관용 >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뭐 용기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지고 이렇다 이거지요?

▷OOO > 예.

▶정관용 > 그래서 이제 그 후에 비만클리닉 가셔서부터는 비만클리닉, 뭐 지방분해 목적이 아니라 사실 프로포폴이 목적이 되었군요?

▷OOO > 프로포폴 목적으로 다녔지요, 병원을...

▶정관용 > 그런데 하루 종일 병원에 있었다는 건 또 무슨 이야기입니까?

▷OOO > 그러니까 의사 선생님이 출근하기 전에, 그러니까 병원 문 여는 시간이 오전에 있잖아요. 그런데 그 오픈 시간보다 더 빨리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병원 문 닫는 시간까지 프로포폴 투약하고 자고 일어나서 같이 퇴근하고... 어떤 간호사들이 먼저 퇴근한 적도 있었고요.

▶정관용 > 아니, 아침에 프로포폴 주사 맞으면 퇴근할 때까지 계속 자요? 그것 아니잖아요?

▷OOO > 프로포폴을 한번 맞고 깨어나면 또 맞고, 깨어나면 또 맞고, 그렇게 반복해서 거의 한 10시간 정도를 맞는 거지요.

▶정관용 > 그러면 하루에 도대체 프로포폴 주사를 몇 번 맞는 거예요?

▷OOO > 그거는 저도 기억을 못해요.

▶정관용 > 아, 기억 못할 정도로?

▷OOO > 예.

▶정관용 > 이게 보통 수면내시경 같은 것을 할 때 프로포폴은 잠깐 잠들고 또 금방 깨어날 수 있다고 해서 참 유용한 건데, 하루 종일 정도면, 뭐 글쎄요, 저도 뭐 의학적 상식은 정확치 않습니다만, 한 시간에 한 번씩 이렇게는 막 맞아야 되겠네요?

▷OOO > 예?

▶정관용 > 한 시간에 한 번씩은 계속 맞아야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OOO > 아니요, 한 시간에 한번이 아니고, 거의 중독이 되면 내성이 되어서 거의 한번 투약, 프로포폴을 투약해주면 거의 한 5분에서 10분밖에 잠을 못 자요.

▶정관용 > 아, 그래요?

▷OOO > 예.

▶정관용 > 그럼 5분~10분만에 깨어나면 또 맞고, 또 맞고 그러는 거예요?

▷OOO > 그렇지요. 그러니까 밥도 안 먹게 돼요. 왜냐하면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계속 자고 싶어서...

▶정관용 > 그렇게 해서 저녁에 병원 나오면 그 다음에는 밤에는 아예 안 자는 거군요, 그러면?

▷OOO > 예, 잠을 못 자요.

▶정관용 > 못 자고? 그렇게 매일 하셨어요?

▷OOO > 예, 매일 몇 년을 했어요.

▶정관용 > 매일 몇 년?

▷OOO > 예.

▶정관용 >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겠네요. 그렇지요?

▷OOO > 예, 거의 6억 정도...

▶정관용 > 허허, 한 병원만 계속 다녔습니까?

▷OOO > 아니요, 한 병원을 다니다가 예약이 안 되거나 또 심한 중독성에, 또 제가 좀 실수를 하고 이러면 다른 병원으로 다시 옮겨가지고... 거기에서 또 수면마취하고... 여기저기 옮겨가면서...

▶정관용 > 심한 중독성으로 실수를 한다는 건 예컨대 어떤 걸 한다는 거지요?

▷OOO > 빨리 놓아달라고... 왜냐하면 잠에서 깨어나면, 프로포폴에서 깨어나면 또 투약을 해야 되는 게 저희는 당연한 거잖아요. 그런데 뭐 간호사를 부르거나 의사 선생님 불렀는데 안 오거나 그리고 또 좀 마약환자처럼 취급을 하거나 그러면 기분이 나쁘잖아요. 나빠서 같이 소리 지르기도 하고... 그리고 또...

▶정관용 >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처음에 이제 뭐 아침에 의사 출근하기 전에 가서 기다리다가 퇴근할 때까지 계속 맞고, 이렇게 처음 시작할 때 말이지요. 병원에서 그걸 계속 투약해줘요?

▷OOO > 예, 해줘요.

▶정관용 > 세상에. 아니, 누가 봐도 그건...

▷OOO > 현금만 주면 가능해요.

▶정관용 > 그런데 세상에 누가 봐도 중독이란 걸 알 텐데 그렇게 한단 말이에요?

▷OOO > 예, 현금만 있으면 가능해요. 왜냐하면 병원에서 원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보다는 제가 볼 때는 돈이 목적인 것 같아요.

▶정관용 > 이것은 치료가...

▷OOO > 그래서 현금만 있으면 가능한 걸로...

▶정관용 > 그것도 현금으로? 카드는 또 안 해주던가요?

▷OOO > 예, 현금으로요.

▶정관용 > 그 병원, 어느 어느 병원인지 지금 다 알고 계시지요?

▷OOO > 기억은 하지요.

▶정관용 > 제가 여기에서 여쭙지는 않겠습니다만, 지금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재활센터 교육까지 받고 계시잖아요?

▷OOO > 예.

▶정관용 > 그 사실 좀 못된 병원들인데 경찰에 고발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OOO > 경찰에 고발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저처럼 심한 중독자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정관용 > 그래야지요. 그러려면 그런 병원들이 사실 철퇴를 맞아야지요.

▷OOO > 그런데 그런 나쁜 생각보다는... 그런 수면마취제는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 직접 취급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같은 중독자가,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상담을 통해서 팔에 있는 주사나 이런 자국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중독자인지 아닌지...

▶정관용 > 그럼요.

▷OOO > 그러면 좀 거부를 했으면 좋겠고.

▶정관용 > 그러니까요.

▷OOO > 또 돈이 목적이 아니고 의사라면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치료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정관용 > 물론이지요. 이것 자꾸 맞으면 안 됩니다, 이런 말 하는 의사는 없었나요?

▷OOO > 그런 의사 선생님은 아직까지 없었고요.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중독 증세가 일어나면 좀 안 좋은 행동을 하잖아요. 그러면 오지 마. 그냥...

▶정관용 > 오지 말라고?

▷OOO > 왜냐하면 병원이 시끄러워지니까. 그 외에는 없었어요.

▶정관용 > 이렇게 계속 맞으면 안 된다, 그런 말 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주사 놓아달라는데 거부한 사람도 없었고, 다만?

▷OOO > 예, 그런...

▶정관용 > 다만 시끄러울 때만 그냥 오지 말라고 했다?

▷OOO > 예, 그리고 프로포폴이 마약으로 작년에 지정되고부터는 앞으로 못할 수도 있어, 라는 이야기만 들었지, 치료해줄게 뭐 이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어요.

▶정관용 > 알겠습니다. 언제부터 그러면 나 이것 이제 그만하고 내가 재활해야 되겠다, 그걸 언제부터 결심하시고 언제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하신 거예요?

▷OOO > 90일 정도 됐어요.

▶정관용 > 지금 90일째?

▷OOO > 예, 3개월.

▶정관용 > 그게 이제 이 프로포폴이 여기저기에 뉴스에 나고 막 이러면서 이게 무서운 거구나, 알게 되신 거잖아요?

▷OOO > 예.

▶정관용 > 그리고 이제 90일째이신데, 어디에서 교육받고 계세요?

▷OOO > 한국사이버시민마약감시단에서 운영하는 재활센터에서요.

▶정관용 > 잘 견뎌내셔야 합니다.

▷OOO >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 꼭 건강하게 재활하셔야지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OOO >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 물론 한 분의 증언입니다만, 우리 의료계가 정말 이 정도인지 한심하네요.

시사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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