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아픈데 수술받아야 하나?"
대한통증학회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서울대병원 등 5개 병원의 통증환자 2만5422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허리 통증이 31%로 가장 많았고, 다리 통증이 21%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80% 이상이 관절염을 앓고 있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 그런데, 무릎 통증 환자는 치료법으로 수술부터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관절염은 증상과 손상 부위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는데, 무턱대고 수술부터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관절염 증상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관절염은 증상의 진행 정도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비교적 관절염 초기나 중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 등의 보존적 치료법을 실시한다. 그러나 중기 관절염의 경우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말기 환자의 경우에는 인공관절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환자들은 무릎 통증이 있어도 노화의 한 부분으로 당연하게 여겨 병을 참기도 한다. 송상호 원장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인지한 이후는 이미 관절염이 상당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며 "다소 무릎이 뻐근하거나 통증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아프면 관절염?" 연골판 파열 가능성도 커
관절염은 무릎 통증의 원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특히 중장년층은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아도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관절 내측과 외측에 각각 위치하는 섬유성 연골로, 생긴 모양이 초승달을 닮아 반월상 연골 또는 반월상 연골판이라고 부른다. 반월상 연골은 관절연골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관절로 전해지는 체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반월상 연골판도 나이가 들면 탄력이 떨어지고 약해져 특별한 외상 없이 파열되는 경우가 생긴다. 노화가 진행된 연골판은 물렁물렁해지고 작은 압력에도 쉽게 찢어질 수 있다. 또 수분 비율이 적어지고 콜라겐 성분도 줄어들어 손상에 취약해진다. 이 때문에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갑자기 순간적으로 뛴다거나 움직이는 경우 연골판 손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한 번 파열되면 저절로 아무는 경우가 드물다. 만약 치료가 늦어지면 2차 연골 손상을 유발하고 퇴행성 관절염을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송 원장은 "연골판이 20~30%만 파열되더라도 무릎 뼈에 실리는 하중은 최대 3.5배 가량 늘어날 수 있다"며 "무릎 뒷부분이 당기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들거나 아파서 무릎을 구부리기 힘든 경우에는 무릎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월상 연골이 파열된 경우에는 관절 접촉면이 닳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무릎을 누르면 아프거나 걸을 때 삐끗하는 느낌이 나며 무릎을 구부리거나 폈을 때 심한 통증을 생긴다.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어들면서 운동 중 갑자기 무릎을 굽히거나 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리는 경우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부위보다 심하게 붓는 경우도 있다.
▶관절내시경수술로 통해 정확한 수술
관절내시경수술은 관절염 및 연골판 파열 치료에 효과적이다. 관절내시경수술은 무릎 관절 부위에 지름 4mm 미만의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삽입한 후,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치료하는 첨단 치료법이다. 또 관절 손상 부분을 모니터로 직접 보면서 치료하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CT나 MRI 같은 특수 촬영으로 파악하지 못한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다. 특히 수술시간이 길지 않아 환자들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여주며 회복 기간도 다른 수술에 비해 짧아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송 원장은 "관절 건강은 노후 활동과도 연결되는 만큼 나이가 들수록 더욱 관절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만약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으라"고 말했다.
Tip. 관절 운동 방법
1. 바로 선 자세에서 왼손으로 왼발을 잡고 뒤로 구부려 엉덩이 가까이 올려 10초간 유지한다. 5초간 쉰 뒤 다시 반복한다. 양 발 모두 각각 3회씩 실시한다.
2. 바르게 앉아 왼쪽 다리를 들어올린 후 발가락이 위로 향하도록 쭉 뻗어 올린다. 이 상태를 5초간 지속한다. 같은 동작을 10번 정도 반복하고 오른쪽 다리도 마찬가지로 실시한다.
3. 선 자세에서 무릎이 똑바로 펴지도록 10초간 힘을 주고 빼기를 10~20회 반복한다. 그 다음 다리를 펴고 발 뒤꿈치를 바닥에서 10초 간 들었다 내리기를 10회 반복한다.